딴지일보에서 퍼왔습니다.

미래빨강
2010-04-17 조회수:218 -25

1. 단일화에 대해


선거 단일화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먼저 지적할게요.

아마도 님들은 삼국지 겜을 무쟈게들 좋아하셔서 선거와 삼국지를 너무 쉽사리 비교해서 연상하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마치 반동탁연합군을 결성하듯 반MB후보단일화를 하면 한나라당을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시는것 같아요.

근데 삼국지와 선거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삼국지의 병사들은 무조건 자기가 따르는 장수의 뜻에 따라 전투를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두 병력을 합치면 온전히 그 병력이 되죠.

관우의 5000명+장비의 5000명= 유비의 10000명입니다.

그리고 삼국지 전투에서는 (장수의 능력과 병력의 크기가 같다는 전제하에서) 일반적으로

한 부대로 공격하는 것보다 두 부대로 나누어 공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에요.

예컨대 10000의 아군 부대로 10000의 적군을 공격하기보다 5000의 아군 두 부대로 10000의 적 부대를 공격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선거에서 지지자들은 충성하는 병사들마냥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자의 뜻에 따라만 투표하지 않거든요.

그러므로 40% 지지율의 상대후보를 36% 지지율의 자기 후보가 선거전략이나 토론 등에 따라 역전해서 이기는 수는 있어도

18%의 두 후보가 단순히 단일화해서 40%를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하물며 그보다 못한 경기도 야권후보들은 말할것도 없죠)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특정 후보가 가지게 되는 지지율(혹은 득표율)은 당/인물(적합도와 경쟁력)/정책(공약)에 대한 지지율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예컨대 심상정이 8%의 지지율을 얻는다면 그것은 진보신당에 대한 지지, 심상정 개인에 대한 지지, 공약에 대한 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나지요.

예컨대 8%중에

1) 진보신당(혹은 진보정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심상정을 지지한다가 4%,

2) 당은 다른 당을 지지하거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지만

    정치인 심상정이 매력적이고 믿을수 있다거나 김문수를 이길수 있을거라고 보기 때문에 지지한다가 3%,

3) 심상정이 내건 공약과 정책이 매력적이라서 지지한다가 1%라고 합시다.


그런데 단일화를 통해 심상정이 사퇴하게 될 경우 심상정이 애초에 얻었던 8%의 지지율이 과연 단일후보에게로 온전히 가게 될까요?

일단 진보신당이기 때문1)에 지지했던 4%는 진보신당과 거리가 먼 김진표나 유시민에게 투표를 안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심상정의 공약과 정책3)에 끌렸던 1%중에서도 상당수는 투표를 안하게 되겠지요.

단일후보가 얻을 것은 심상정의 인물을 지지했던2) 3%중에서도 심상정의 인물적합도보다는 경쟁력에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이

경쟁력을 쫓아서 단일후보에게 투표를 하게 될수도 있지만 안하게 될 확률도 일부 존재할겁니다.

결론은 심상정을 단일화에 참여시켜 아웃시켜도 단일후보가 얻을부분은 8%중에서 1~2%정도에 불과할것이다. 라는게 저의 판단입니다.


이런 손실분은 특히 정책과 이념이 다른 정당간의 단일화가 이루어질때 특히 심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특히 진보정당 후보 지지자들은 진보정당에 대한 충성심이 높으므로 보수정당의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지지의 근거가 사라지게 되므로 투표의 동기가 크게 상실됩니다.


또한 이런 손실현상은 어느 후보가 단일화가 되어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과 이념이 다른 정당간의 단순 경쟁력을 가지고 단일화하는 것은 승리하는 단일화가 아니라

정치에 대한 냉소와 회의만 부추기게 될 거란 말은 당연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와 정책에 기반한 단일화, 상호토론과 정책경쟁을 통한 역동적 단일화를 강조하는 것은

괜한 몽니도 아니고 혼자 고고한척,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냉철한 현실인식과 그에 따른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죠.


이래도 이해가 안간다면 뭐 어쩔 수 없구요.


신사장님 글에 인용된 모 여론조사 결과가 다음과 같습니다.


12일 <경인일보><경기방송><OBS>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95% 신뢰수준에 ±3.1%p)

김문수 42.7%
유시민 15.8%,
김진표 13.0%,
심상정 5.3%,
안동섭 2.1%
무응답 21.1%

양자 대결 시,
김문수 46.9% 대 김진표 27.5%’
김문수 44.0% 대 유시민 29.6%


애초에 여론조사상으로 봤을때 야권 후보 지지율을 합산하면 15.8 + 13.0 + 5.3 + 2.1 = 36.2%가 되어야 하고

이기기 위해서는 +@도 필요한데 왜 김진표나 유시민으로 단일화해도 +@는 커녕 30%도 채 안될까요?


그것은 위에서 제가 말한 손실분이 특히 진보정당 지지자들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으시겠지만 진보정당 지지자들은 한나라당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투표장에 가지 않습니다.

진보정당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어서 가는 겁니다.

"아니 당장 한나라당 이기는게 급한데 쟤들은 여유롭게 뭐하는 짓들이야? 무슨 매저키스트들이야? 왜 사표행위를 즐겨?"

라고 짜증내봤자 소용없습니다. 사표임에도 불구하고 표를 던지는 것이 진보정당의 지지자들입니다.

아무리 MB를 욕하고 한나라당 욕하고 정권이 87년이전으로 돌아갔으니 뭉치자고 외쳐봤자

여기 계시는 반한나라당주의자들이나 그렇게 생각하지 진보정당의 지지자들은 그렇게 생각안합니다.


또한 김문수의 지지율이 42.7%였다가 야권이 단일후보를 내면 46.9%, 44.0%처럼 오히려 올라가는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그런 사람 없을 것 같지만 도지사후보 지지순위가

1. 김진표-2. 김문수인 사람 / 1. 유시민-2. 김문수인 사람 / 1. 심상정-2. 김문수인 사람이 극소수 존재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1순위 지지후보가 단일후보가 안되면 김문수를 찍게 되는겁니다.(이해가 안가도 인민들의 생각은 다양합니다.)

그리고 야권이 단일후보를 낼 경우 여권의 위기의식때문에 보수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긁어 부스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엄연히 존재하는 객관적인 현실이니 이런 조건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승리의 전략을 짜야합니다.

여기 계시는 반한나라주의자 분들은 누가 단일후보가 되어도 한나라당만 아니면 투표장에 찍어주겠다고들 많이 하시죠.

그러면 이왕 단일화하는 거 심상정으로 단일화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럴경우 한나라당만 아니면 된다는 수많은 반한나라주의자들의 표+진보정당 지지자들의 표 모두를 얻을 수 있으므로

손실분이 더 적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그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힘있는 민주당이 도지사직을 안정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김진표를 지지한다. 유시민만이 킹왕짱이기 때문에 지지한다.

민주노동당만이 진보의 적통이기 때문에 지지한다(혹은 진보의 분열을 조장한 심상정은 절대 안찍는다라고 생각하는 주사파 등)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당의 힘이 없으니까, 유시민이 아니니까, 심상정이 싫어서 등의 이유를 들어 투표안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경기도민 전체로 봤을때 그런 이유로 심상정 안찍겠다는 유권자는 상당히 소수이긴 합니다.


유시민으로 단일화해도 유시민이기 때문에 절대 안찍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김진표로 단일화해도 김진표 혹은 민주당이기 때문에

절대 안찍는 사람이 생길 것입니다.



아 젠장!! 진보는 분열로 망하는게 진리였구나, 쒸파 우리는 어쩔수 없어.....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을까요?


지금 간과하고들 계시는게 뭐냐면 지금 말했던 이러저러한 이유들은 김문수에 대한 지지율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라는 겁니다.


1) 한나라당이기 때문에 김문수를 지지한다.

2) 정치인 김문수가 매력적이고 믿을만하다.

3) 김문수가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지지하고 다음 임기의 정책방향도 지지한다.


우리는 김문수에 대한 지지(그리고 무당층)를 뺏어올 생각은 안하고 일단 단일화부터 생각하기 때문에 길이 안보이는 겁니다.

한나라당이면 무조건 찍겠다1)는 웬만해선 불변의 상수이므로 이건 제낄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마 김문수의 지지율이 40~45%라고 볼때 1)의 이유는 30%정도라고 봅니다.

나머지 10~15%는 우리가 더 매력적이고 신뢰감있는 후보를 보여주고 더 매력적이고 비젼있는 정책을 제시한다면 충분히 뺏어올 수 있는 부분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김진표일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유시민일수도 있고, 어떤이에게는 심상정일수도 있고, 어떤이에게는 안동섭일수 있습니다.

그래서 김문수 42.7%, 유시민 15.8%, 김진표 13.0%, 심상정 5.3%, 안동섭 2.1%의 상황을

김문수 30%, 유시민 20%, 김진표 15%, 심상정 10%, 안동섭 5%의 상황을 만든 후에 단일화를 논의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도 단일화하면 손실분이 생기겠지만 그 손실분을 감안하더라도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오게 될 겁니다.

이 정도의 상황이라면 유시민+김진표만의 단일화더라도 손실분이 얼마 안될것이므로 30%이상의 득표로 김문수를 이길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굳이 진보정당의 표를 뺏어오겠다는 협박은 필요없게 됩니다.




2. 지방선거를 임하는 각 당의 입장과 전략


이건 제 주관적인 생각인데 반박리플 환영합니다.


1) 민주당


민주당은 태생부터가 정책과 이념을 중심으로 결성된 조직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과거에 했던 것과 현재 진행중인 것과 미래에 하게 될) 패악질에 짜증나는 사람들이 찍어줘서 먹고 사는 정당이므로

한나라당이 몰상식해질수록, 악당질을 할수록 그 반사이익으로 이득을 보는 정당이며 '한나라당을 이기는 것'이 정체성인 정당입니다.

그러므로 한나라당이 조금만 세련된 모습을 보일수록 존재이유가 줄어들고

한나라당이 조금만 진보적인 정책을 흉내만 내도 존재이유가 줄어드는 참으로 한심한 정당입니다.

과거에는 그래도 개념있는 지도자 DJ의 후광이 강했기 때문에 양당제의 엄연한 한쪽의 위치를 군림했으나

지금은 그러한 리더쉽도 없고, 미래에 대한 전략도 부재합니다.

한나라당이 과거의 무식한 군발이들과 고문가들이 큰소리치는 꼴통정당의 이미지에서

지금 나름대로 세련된 신자유주의 보수정당처럼 보이는 진화(실제 성향이 별로 변한지 않은 것과 무관하게)를 보인 것에 비하면

민주당의 철학과 비젼의 부재는 굉장히 대비됩니다.

단적으로 한나라당 서울시장 오세훈은 세련된 엘리트의 이미지, 원희룡은 민주화운동의 이미지,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노동운동의 이미지를 통해

한나라당의 수구꼴통정당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며 지속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홍정욱, 유정현 이런 애들도 이미지정치의 도구)

보수정당이란게 원래 이미지정치로 먹고사는 동네이니까 그런걸로 비난해봤자 소용도 없고 찌질해지기만 합니다.

근데 민주당은 수구보수-진보개혁의 구도에서 한나라당을 제압하려면 이미지경쟁VS정책경쟁이란 전략으로 과감한 쇄신을 보여야하는데

한나라당과 정책은 오히려 유사해지면서 이미지경쟁(냉전수구독재VS평화민주개혁?)을 같이 하려고 하니 패할수밖에 없습니다.

(구 사회주의진영이 자본주의진영과 생산력, 군사력 경쟁을 해서 망했던 상황과 비슷한데 좌파는 삶의 질, 행복지수 같은 경쟁을 해야합니다.)


민주당으로선 다행히도 MB가 상상이상으로 개념없고 삽질을 많이 하니 반사이익을 일시적으로 보고 있고

노무현 서거정국과 1주년같은 자기들의 능력과 노력과는 무관한 상황을 이용해 지방선거 이슈를 MB 대 반MB 구도로 만들어

민주당을 중심으로 표를 결집시키고자 하는 아주 얄팍한 수를 쓰지만, 결코 필승의 전략이 아닙니다.

특히 군소야당들이 난립한 가운데 민주당 중심의 반MB연합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 걸 자기들도 알고 있겠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보는 안목과 혜안이 없는 관계로 결국에 중요한 광역단체장에서 다른 야당들을 주저앉히고

자기들도 별로 기대안하는 몇 군데 기초단체장 주는 거지동냥 수준의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가면 2010년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2012년 총선과 대선도 우리가 기대하는 결과는 절대 안나옵니다.


2) 국민참여당


국민참여당은 다른말로 표현하면 친노신당이며 노골적으로 말하면 노빠들을 위한 당이지요.

(당 강령에 이미 노무현 정신인가 그런 비슷한 말이 있으니까 뭐...)

아니라고 말해봤자, 국민참여당이 뭔 당인지 모르는 사람한테 국민참여당을 소개할때 노무현 이름 석자 말 안하고 설명할 자신있나요?

'민주당과 정책과 지향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당운영 방식에서 당원들의 민주주의와 참여를 중시한다'라는

궁색한 개풀뜯어먹는 소리는 그들에게나 통하는 설명입니다.

지금 선거운동 모토가 "노무현처럼 일하겠습니다"라는데 도대체 노무현 대통령시절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건지,

노무현의 스타일을 따라하겠다는건지, 뭘 어떻게 노무현처럼 일하겠다는 건지 알수가 없어요.

또 노무현이 다 잘했다고 말할수 없는데 무조건 노무현처럼 일하겠다고 하면

노무현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한테는 표를 받겠다는 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암튼지간, 좌우지간....

유시민의 말에 따르면 절대 민주당과 합칠 일은 없다고 하니 그 말을 우선 믿어보고

민주당과 다른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개혁적 자유주의 정당이라고 생각해봅시다.

현재 국민참여당은 의석이 1석도 없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정치인은 유시민 1명뿐입니다.

그리고 그 유시민은 서울이냐 대구냐 말이 많았지만 서울은 민주당 한명숙한테 맡기고 뼈를 묻겠다는 대구는 그냥 쌩까고 경기도지사로 출마했습니다.

(민주당과는 다른 독자노선을 걷겠다면서 상징적인 서울시장 후보를 민주당에게 맡기는 것도 이상한 전략....)

사실 이 상황은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으로 유시민 없으면 창조한국당꼴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시민은 야권의 (상대적으로) 유력한 대선후보이고 문빠보단 노빠가 훨씬 많으니 좀더 오래갈수는 있을 겁니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라는 말처럼...

국민참여당은 창당한지 얼마 안됐고 인지도도 낮으므로 생존을 위해서는 선거를 통해 적극적으로 당을 알릴 필요가 있으며

그 역할을 유시민이 사실상 혼자 떠맡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요.(솔직히 이런 상황은 진보신당도 비슷한데 노회찬, 심상정은 2명임;;)

그런데 중요한건 유시민말고는 국민참여당이 주목받을 만한 곳이 없는데 유시민이 단일화에 참여한다는 것은

(오바해서 심하게 말하면) 당의 운명을 가지고 도박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단일화해서 김진표가 되면 국민참여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구의원, 군의원 몇개 얻는 그런거에 그친다면, 전국적으로 수천명의 당선자와

수만명의 후보자를 내는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반MB연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건 국민참여당이 없어도 할수있는거잖아요? 민주당에서 갈라져나올 이유가 없잖아요?

민주당 안에서 당내 경선을 하지 왜 따로 당을 차려요? 오히려 자기들의 존재와 앞날을 부정하는 상황이 온단말이지요.

그만큼 민주당과 다른 독자정당의 길을 걷는 노선에 대한 냉정한 현실인식과 비장한 각오가 없단 말입니다.

한국의 소선거구제와 지역구도의 양당제는 그런 수준의 국민참여당을 포용해주지 않습니다.


3) 민주노동당


현재 민주노동당 후보들은 친NL성향의 민주노총 정파와 NL성향의 활동가들이라고 보며 거진 다 맞습니다.

근데 중요한건 현재의 민주노동당은 활동가와 정치인은 있을지언정 정책라인이나 전략가는 전혀 부재합니다.

왜냐? 원래 정책이나 전략은 좌파들이 다 했거든요. 그건 왜그럴까요? 원래 NL들은 그런거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니까요.

민주노동당을 만든 사람들이 거진 다 진보신당에 왔고 지금 민주노동당 강령을 좌파들이 거의 다 만든거고

통일부분만 NL들이 작업한겁니다.

80년대부터 좌파들이 백기완 선거운동할때 NL들은 김대중 슨상님께서 통일의 날을 앞당겨주실꺼야~이러면서 김대중 찍고

97년 국민승리21때 권영길 선거운동할때도 NL들은 김대중찍어야지 이회창되면 어떡해~이러면서 김대중 찍었던 분들이란 말이죠.

심지어 2002년에 자기들이 민주노동당 안에 있었으면서도 권영길 안찍고 노무현을 찍었고 노무현이 당선됐을때

권영길의 득표가 사표심리때문에 기대이하로 떨어진건 안중에도 없고 노무현이 당선된 상황에 대해서만 자기들끼리 몰래 기뻐했던 분들입니다.

그니까 이분들은 정당을 만들어서 비젼을 세우고 어떻게 하면 수권능력을 갖춘 진보정당을 남한땅에 건설할까 고민하는 분들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조선로동당과 협조적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민족통일의 날을 앞당길 수 있을까 이런 것만 고민하던 분들이란 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생각의 중심에는 남북통일에 방해가 되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같은 세력을 물리치는 것이 주(主)가 될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반한나라당연합과 상당히 친화적이지요.

남한땅에서 집권을 꿈꾸는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것은 별로 절실한 사안이 아니므로(안절실한 수준이 아니라 무관심의 영역에 가까움)

우리 후보가 당선안되더라도 어떻게든 한나라당을 떨어뜨릴수있다면 그것이 최고인겁니다.

(그들중 핵심 활동가들의 맘속에 '나의 정당'은 민주노동당이 아니라 '조선로동당'이며 자기들 스스로 그것을 자랑스러워합니다. 단지 대놓고 말못할뿐...)

그리고 그런 과거의 행태들에서 봤을때 지금의 반mb연합에 대한 적극참여는 그들 정체성에 상당히 부합합니다.

단, 민주노동당 창당정신과는 맞지 않는 무개념의 극치일뿐이지요.

위에서 국민참여당의 독자정당 노선과 무조건 반MB선거전략은 서로 상충한다고 말했지만

정책과 이념이 비슷한 정당끼리 선거연합은 어쨌든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반면 진보정당의 보수정당과의 선거연합은

영혼을 파는 자해행위일뿐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는 악수에 불과합니다.

민주노동당 후보들 대부분이 NL성향 내지 친NL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다 주사파가 아니듯 모두 개념없는 건 아닙니다.

개념이 조금은 박혀있는 소수 세력 (민주노동당의 창당주역이자 분당주역인 권영길과 민주노총 일부세력 등)이 있습니다.

그것에 관한것은 링크걸어놓으니 한번 읽어보시길...


"2012년 초 진보통합신당 창당해야"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7856

"민노당, 반MB 나와 진보연합 우선"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8027


남한땅에서 진보정당을 왜 하는지도 모른채 비례대표 뱃지 달고 국회의원된 이정희나 안동섭같은 풋내기 정치인은 이해할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좌파들이 멀리는 87년부터 가까이는 97년부터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황무지에 씨뿌리는 심정으로 진보정당을 일궜듯이

그들이 진보정당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실천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암튼 현재 선거연합을 대하는 모습이 우왕좌왕하고 제일 안드로메다로 가고 있는 정당이 민주노동당입니다.

어디서는 민주당-국민참여당이랑 같이 반MB연합(인천)하고 어디서는 국민참여당-진보신당과 같이 반MB비민주연합(마포)하고

어디서는 진보신당-사회당과 같이 진보연합(서울)하고....개념이 없는거지요.


4) 진보신당


진보신당은 진보정당운동 10년(혹은 20년)의 평가와 반성 위에서 세워졌으며

대내적으로 미래지향적 가치와 비젼의 대안적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창당정신과 부합하는 진보대연합이라는 절실한 과제도 가지고 있습니다.

대외적인 상황을 보면 소위 민주정부 10년후에 과거회귀적 MB정권이 들어서게 되었고

진보개혁성향의 야당 지지율 합계는 한나라당에 턱없이 미치지 못합니다.

쉽게 말해 소위 민주개혁진영에 대한 실망과 대안야당의 부재로 인해 한나라당의 일방독주가 언제 끝날지 장담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런 대내/외적인 조건은 한국에서 더더욱 믿음직한 진보정당의 출현을 필요로 하며 진보신당은 그것을 해내야할 중요한 주체세력입니다.


그리고 그런 조건과 상황속에서 현재 진보신당의 현실을 보면

우선 전국적 인지도는 40%정도에 불과하며 지지율은 2%내외를 왔다갔다 합니다.

(노회찬은 차라리 그런 인지도 수준에서 그정도 지지율이나 나오는게 어떻게 보면 다행이다라고 말했지요)

여전히 노회찬, 심상정이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엄청많고, 진보신당이라고 하면 '자유선진당?'하시는 분들,

노회찬 하면 '이회창?'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다는 겁니다. 그만큼 진보신당은 여전히 듣보잡이고

그런 반응은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훨씬 심각합니다.


당원만해도 서울, 경기지역에 대다수가 있으며 실제로 인지도와 지지도도 서울지역이 그나마 가장 높습니다.

지난 총선때 서울지역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들의 득표수는 모두 민주노동당 후보들을 상회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창당 3주만에 선거치뤘는데 참 신기한 일이지요.

민주당 지지자이신 ana18님께서 진보신당도 어쨌든 경상도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아니냐, 이런 비슷한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진보신당은 차라리 서울 지역주의 정당에 가깝습니다.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긴 하지만...

민주노동당 시절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여전히 진보정당의 주요 지지층은 고학력, 고소득, 대도시 화이트칼라 및 학생층에 집중되어있고

그 계층들이 주로 모여 사는 곳이 수도 서울이란 한국의 현실에서 진보신당의 역량이 서울에 집중되어있는게 안타까워도 어쩔수없는 현상입니다.


위에서 본 진보신당의 현실에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노회찬 서울시장, 심상정 경기도지사 출마는 당의 역량을 총동원한 것이며

당연한 선거전략입니다.

그런데 진보정당 운동을 20년이상 해오면서 비판적지지와 사표론의 설움을 견디어내며(NL, 유시민 등)

남한에서 진보정당은 불가능하다는 무언의 압박을 견디어 내며(김근태, 이해찬 등)

배신자들의 전향을 체념해가며(이재오, 김문수, 신지호 등)

지금까지 진보정당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겨우겨우 여기까지 온 사람들에게

전 정권의 책임있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무조건 반MB연합해야 한다며 대놓고 사퇴압박을 하는데 과연 이것을 설득력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과거에 대해 전혀 비판도 반성도 없이?




3. 진보정당 독자노선과 듀베르제의 법칙


한국과 같은 소선거구제-다수대표제는 양당제와 친화적이고 참소주구역님이 좋아하시는 (중)대선거구제(비례대표제)-결선투표제는

다당제와 친화성이 있다는 것이 듀베르제의 법칙이란 겁니다.

한국, 미국, 영국과 같이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이 적은 나라에서는 전자가 채택되어 효율성과 정국안정을 중요시하고

유럽대륙과 같이 이념지형이 다양한 곳에서는 후자가 채택되어 민주주의와 공평성을 중요시하는 것이지요.

몇 번 제 입장을 밝혔지만 [비결]을 강조하는 것은 의미있으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50석이상 차지하는 현실에서 그런것은 그다지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 저의 입장입니다.

차라리 진보정당에 입당해서 진보정당에 후원금좀 내고 진보정당을 열심히 홍보하고 진보정당에 무조건 투표해줌으로써 진보정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입니다.


어쨌든 당분간 변하지 않을 소선거구제-다수대표제라는 객관적 조건과 현실에서

양당외의 신생정당은 끊임없는 사표심리의 자극을 통해 비판적지지 투표의 유혹의 방해를 받을 것이 그 간의 경험에서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진보정당이 제3당이 되어 유효한 정치세력(최소 원내교섭단체 20석)이 되기 위해서는

독자정당 노선을 분명히 해야하며 양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해야 합니다.

현재의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식의 반MB연합은 독자정당노선의 포기와 다름없고 민주당 2중대, 3중대 노릇에 다름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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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철민 2010.04.18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일화에 참여해서 OUT이 되신다면 선거운동도 그만두실건가요? 정당한 협의에 의해 단일화가 된다면 심상정 후보의 8% 지지율을 안고 갈 수 있도록 또한 열심히 분발하셔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 지나는행인 2010.05.01 1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글을 카폐에 퍼가되 되나요??

조봉암선생 서거 50주년을 맞아 여야 정치계, 특히 진보정당에서 그 분을 조명하는 행사가 어제 열렸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은 북진통일을 반대하고 평화통일론을 정립한 정치가로, 진보신당은 진보적 대중정치인으로 조명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사민주의자로서 조봉암을 평가하고 있다. 각자 처한 입장과 정치적 이념에 따라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들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객관적으로 봐야 할 점은 이런 게 아닐까한다. 조봉암은 북의 혁명노선에 동의하지 않고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에도 참여했다. 물론 대한민국의 주류는 그를 버렸다. 조봉암은 대한민국을 인정하고 참여했지만 대한민국의 기득권세력은 그를 버렸고, 이후 민주화운동은 그런 역사의 반복이었다.

그의 평화통일론은 남반부의 혁명을 통해 폭력적으로 남한을 통일시키겠다는 북이나, 북진통일을 통해 강제적으로 통일하겠다는 이승만 정권에 대한 반대였다. 민주노동당의 조봉암에 대한 조명은 일부분 맞지만, 북한 또한 남진통일을 실재로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이후에도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에 대한 인정없는 조봉암에 대한 조명은 아주 편의적이고 정치적인 조명일 뿐이다.

진보신당은 조봉암의 진보적 대중정치인으로서의 리더쉽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부분은 우리가 충분히 공감하고 존경하는 부분이다. 항상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낙천적이었던 그 분의 성품은 운동을 좋아하고 쾌활했던 여운형선생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진보신당이 대중정치인으로서 조봉암을 조명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봉암선생의 진보당이 대중조직과의 연계가 없었다는 한계가 그대로 진보신당의 무기력한 현재 상태에 대한 변명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지금은 조봉암선생이 정치하던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토양이 좋기 때문이다.

주대환씨 등이 활동하고 있는 사회민주주의연대는 사회민주주의자로서 조봉암선생을 조명하고 있다. 분명 그런 부분이 있지만 과연 그 분이 스스로 사회민주주의자로고 했는지도 의문이고, 과연 그런 방식으로 딱지 붙여서 누구를 조명하는게 올바른지 의문이다. 조봉암 선생은 당시 우리 사회에 필요하고 혜쳐나가야 할 과제와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했을 뿐이다.

아래는 레디앙의 조봉산 선생 관련 기사(
지금 왜 조봉암인가?)에 달린 댓글인데, 많은 부분 공감이 간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매우 원칙적인 비판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나 또한 예전에 그렇게 했기에 뭐라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나도 보았지만 이정우교수가 조봉암과 노무현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불쾌하다. 노무현의 정치적 유산은 제로이거나 마이너스이다. 그의 서거를 슬퍼하는 것은 한 개인으로서 당연한 감정과 이명박의 정치적 탄압속에서 동병상련과 지켜주지 못한 책임감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추진한 한미FTA, 비정규직법, 이라크파병을 어떻게 감출 수 있나? 농지개혁을 주도했던 조봉암과 한미FTA와 비정규직법 개악을 주도했던 노무현, 평화통일론을 주장했던 조봉암과 이라크파병을 어쩔수 없는 것이라면서 파병을 강행했던 노무현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

어짜피 과거의 인물에 대해서 우리가 받아들이고 싶은 부분만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기본적인 속성일 것이다. 다만 과거 조봉암을 쳐다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회주의자라고 비난했던 사람들은 한번이라도 그런 자신의 과거의 행적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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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2009-07-29 17:54:19  
 
조봉암을 바로보라.
그는 민주주의에 충실했고, 남한내부적으론 가장 진보적이었으며 전한반적으로 중도파였으며, 미소와 이승만 김일성의 길이 아닌 제3의길을 제시했다. '피해대중의 정치'를 무슨 노무현과 연결시키는 노빠들, 통일지상주의로 해석하는 종북민족파들,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자들은 X잡고 반성해야한다. 려운형을 계승한 진보정치, 민주주의, 독자적 대안에 의한 자주노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민주주의
  2009-07-29 18:01:13  
 
죽산을 왜곡 해석하는 건 범죄다.
노빠무리는 그뿌리가 한민당이란걸 숨기려는 것이고, 민노당의 주류 자주파는 60년대 초 사회당과 이후 통혁당으로 이어지는자들에 정서적으로 뿌리가있다. 그들은 누구인가? 조봉암을 김일성보다 나쁘다(조병옥), 조봉암은 변절, 기회주의(녹슬은 해방구에 나오는 주류좌익들)라고 매도했던 무리들이다. 그들의 후예들이 조봉암을 파는건 범죄다. 뉴라이트에 대비되는 의미로 뉴레프트인 주대환류는 더말할 나위가 없다.


민주주의
  2009-07-29 18:06:50  
 
오늘자 경향에서 이정우가 개소리하더군요.
그래도 이정우정도는 다르겠거니했는데, 졸지에 노무현을 죽산에 비교하더군요. 대통령까지 지내고 부정부패 비난 못견뎌서 자살한 자를... 죽산은 남한에선 진보이며 전한반도에서 중도이었지요. 현재적으로 말하자면 심상정 노회찬의 진보신당 같다랄까? 북구지향이랄까? 한미에프티에이하고 한나라당과 영남 대연정 추진한 신자유주의자 따위와는 근본적으로 달랐지요,


 민주주의
  2009-07-29 18:11:20  
 
력사의 의미를 심장에 새기자
1958.9년을 지나면서 남의 조봉암, 북의 김원봉, 안재홍, 김두봉등이 모두 정치무대서 사라졌지요. 한쪽에서 의미가 없어지면 다른쪽에서도 의미가 없어진다는...남쪽의 민주주의와 진보세력은 분명 북의 전체주의 1인 세습체제에도 부담입니다. 그런점에서 엉뚱한 짓거리로 소일하고 대북입장도 모호한 민노당이야말로 민중의 력량을 소모하는 어리석은 집단입니다.


민주주의
  2009-07-29 18:21:26  
 
려운형과 조봉암을 굳이 말한다면...
2차대전 전승영웅 처칠을 격침시키고 집권한 후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실현시키면서 해외식민지는 서서히 포기하고, 핵무장으로 소련에 맞섰던 영국노동당, 베트남전과 체코침공을 동시 비판한 팔메의 스웨덴 사민당정권, 냉전하 공산당과 손잡고 집권한 후 내부복지와 인권을 신장하면서 미국주도 군사동맹엔 거리를 두면서 소련을 격렬히 비판했던 미떼랑정권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노무현인가? 친북자주인가? 웃긴다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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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프레시안과 레디앙을 보았더니 반이명박연대에 대한 글이 보였다.

프레시안에 실린 시사평론가 김종배의 '외다리'로 질주하려는 '민주연대' 는 민주대 반민주라는 외다리로 MB시대를 돌파하려는 민주당의 '민주연대'를 비판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권위주의 복귀와 신자유주의 촉진이라는 두개의 엔진으로 나아감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반대라는 한 축의 비전으로는 MB체제를 극복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맞는 말이다.

레디앙에 실린 소통과혁신연구소의 정성희 소장의 [기고] 10월초 추진위 발족하는 '반MB 범국민연대'와 진보정치대연합은 결과적으로는 민주당의 '민주연대'와 같은 취지로 반정부 국민전선을 주장하고 있다. 정성희 소장의 주장에 대해서 민주당의 '민주연대'와 같다고 이야기하면 본인이 화를 낼지는 모르지만 어째튼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반정부 국민전선과 민주연대의 전선이 굳이 다를 이유가 없고, 전선이 두세개 만들어진다는 것은 전선운동으로서는 좋지도 효과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마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사람들은 정성희의 주장을 결국 비판적지지의 2008년판으로 생각할 것이다.

어찌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87년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MB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면서 당선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민주주의를 통해서 당선되었다.
그는 민주주의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당선된 것이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를 걸고 당선되었다.
그는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의 경제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을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제압하면서 그의 경제정책을 실현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의 경제정책과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단순히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경제정책에 대안을 제시하고 민주적인 방식을 이를 관철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MB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저 반대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고, 그 전선은 반대하는 사람들만의 전선이 될 것이다.
아마도 MB가 경제를 망칠대로 망쳐서 경제적으로 환란의 상태가 된다면 국민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야당을 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당이나 대안세력이 상대편의 지독하고 극단적인 실패를 통해서만 집권을 하고 인정을 받는다면
그런 정치세력이 우리 사회에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집권해서 실천해 나갈 수 있겠는가?

그래서
민주당의 '민주연대'와 민주노동당에 있는 정성희의 글이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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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나를 실망시킨 검찰
진중권, 2008-07-29 22:05:09 (코멘트: 20개, 조회수: 613번)

 

<프레시안> 기자로부터 검찰 발표문에 내가 이 게시판에 올린 글이 인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한민국 검찰로부터 공신력을 인정받았으니, 그 신뢰에 힘입어 이번 검찰의 발표에 대한 평을 남겨야겠다. 검찰이 인용한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PD수첩> 측의 해명뿐 아니라 검찰의 주장도 함께 들어봐야 객관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제 검찰이 들고 있던 카드를 내왔으니, 이제 새로이 관전평을 해야 할 것 같다. 미리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내가 그토록 믿고 기대했던 검찰이 나를 너무나 실망시켰다.

그래도 ‘뭔가 있으니 그러는 게 아니겠는가’ 추측했는데, 발표문의 주요 내용을 아무리 찾아봐도 새로운 얘기가 없다. 그 동안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통해 여기저기 흘렸던 얘기들의 종합판일 뿐. 심지어 내가 이 게시판에서 사적으로 나눈 대화 글까지 떼다가 수사결과에 실어 놨다. 나는 그래도 검찰의 수사에 성과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검찰이 한 일이 고작 검찰에 기대하는 진중권의 말에 기대는 것이라니. 이런 개그가 또 있을까? 그것도 떡밥이라고, 검찰이 달려들어 덥석 물 줄은 몰랐다. 그 말 듣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검찰의 전략은 내가 판단하기에 가랑비로 옷 적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테일의 개수를 늘린다고 대마를 잡을 수 있겠는가? 140쪽이나 된다는 그 질의서는 나에게 양적인 인상을 주지만, 정작 내가 검찰에 기대했던 질적 인상을 주는 데에는 실패했다. 여기서는 검찰의 발표와 그 동안 보수언론의 보도에서 당장 눈에 띄는 논리적 무리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그 전에 일단 가장 근본적인 사실부터 확인해 두어야겠다. 그것은 가장 본질적인 문제, <PD수첩>의 보도의 취지가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PD수첩>의 취재의도는, 미국산 쇠고기 협정과 관련하여 한국정부의 위기관리(risk management)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짚어보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광우병 환자 한, 두 명이 발생해도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는 민동석 차관의 발언은 사태의 본질을 충격적으로 보여 준다. 방송의 결과, 쇠고기 협정이 졸속으로 체결된 것이 드러났고, 그 때문에 대통령이 두 번에 걸쳐 대국민 사과를 했고, 부랴부랴 추가협상이 이루어졌으며, “90점”이라는 정부가 매긴 점수만큼 국민들이 광우병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더 안전해졌다. 이것이 <PD수첩>이 발휘한 사회적 공로다.

핵심적인 논점은 ‘왜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의 가능성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다시 두 가지 하위 논점으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아레사 빈슨의 병명에 관한 논란이고, 다른 하나는 다우너 소의 증상에 관한 논란이다. ‘단정’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사용하는데,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병명에 관해서도, 다우너 소의 증상에 관해서도 단정을 한 바 없다. 빈슨의 병명은 ‘부검결과가 나와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이고, 다우너에 관해서도 ‘물론 저 소들이 다 광우병에 걸렸다고 볼 수는 없다’는 멘트가 나온다.

‘단정적’이라는 말은 이보다 좀 누그러진 표현이다. 의역과 오역의 문제는 주로 이 부분에 집중된다. ‘단정했다’는 동사는 가부를 명확히 가릴 수 있는 문제. 하지만 ‘단정적’이라는 형용사는 사실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언표의 뉘앙스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데에 사용되는 수사학에 관련된 술어일 뿐이다. 방송에서 단정을 한 적이 없고, 명시적으로 아레사 빈슨의 병명이 확정되지 않았고(그것은 논리적으로 CJD와 vCJD일 가능성을 모두 허용한다), 다우너소가 모두 광우병소인 것은 아니라는 멘트가 나간 이상, 결국 뉘앙스의 강약을 문제 삼아 물고 늘어지겠다는 얘긴데, 이는 논리적으로 별 가망이 없어 보인다.

아레사 빈슨의 병명과 다우너소의 증상에 관해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데, 그중 왜 광우병만 부각시켰느냐 하는 것. 검찰이 범하고 있는 가장 큰 논리적 무리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대답할 것이다. 그것은 아레사 빈슨이 걸렸을 수도 있을 병명들, 다우너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질병들 중에서 당장 현안이 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이 있는(relevant) 것이 바로 광우병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검찰에게 이 상식적 사실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나를 놀라게 한다.

<PD수첩>의 보도는 ‘아레사 빈슨의 병명이 무엇인가’에 관한 방송이 아니었다. 만약 아레사 빈슨의 진단명에 관한 방송이었다면, CJD나 vCJD 중에서 아무래도 확률이 높은 CJD쪽을 더 많은 비중으로 다루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CJD가 도대체 PD수첩에서 문제 삼은 미국산 쇠고기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미국의 언론도, 국내의 언론도, 심지어 정부 당국자도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는데, PD 수첩에서 그 가능성을 언급하면 안 되는가? 더욱이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가 되는 이상, 이 사안과 관련된 의심을 강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다우너 소의 증상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PD수첩>의 보도는 ‘다우너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은 무엇인가’에 관한 방송이 아니었다. 다우너 증상을 일으키는 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하여 한국의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는 가능성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광우병에 걸렸을 위험이다. 그런데 광우병에 걸렸을지도 모르는 다우너까지 식품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도축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에서도 문제를 인정하고 새로이 다우너의 도축을 금하기로 하지 않았던가.

문제의 영상이 원래 ‘동물학대’에 관한 것이었다는 지적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살인사건이 담긴 화면이 원래 교통 카메라에 찍힌 것이었다고 그게 증거로 인정이 안 되는가? 미국에서 그 영상이 일으킨 커다란 사회적 패닉도 학대당하는 동물에 대한 연민이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하여, 문제가 되는 논점은 하나다. ‘아무리 작은 확률이라도 수입되는 쇠고기 중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섞여 있을 가능성은 없는가.’ 제대로 된 방송이라면, 당연히 그 가능성을 끝까지 추적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PD수첩에서 한 일이다.

검찰의 인식에는 방송의 취지가 무엇이었는지 대한 고려가 전혀 없어 보인다. 누구나 인정하듯이, <PD수첩>의 주제는 ‘아레사 빈슨의 병명이 무엇이었느냐’, ‘다우너 증세를 낳는 질병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 아니었다.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먹어야 하는 한국의 소비자 입장에서 꼭 짚어봐야 할 가능한 위험성에 관한 방송이었다. 그런 취지를 가진 방송에 대고 ‘왜 광우병의 위험만 일방적으로 강조했느냐’고 타박하는 것은 한 마디로 토끼 보고 넌 왜 고기 안 먹고 풀만 먹냐고 따지는 맹구 같은 논리가 아닐 수 없다.

또 문제는 <PD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에 관한 몰이해다. <PD수첩>과 같은 방송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뉴스와 달리 적극적으로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방송이다. 그런 방송은 문제의식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당연히 방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방향성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수사적 과장이 지나쳤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방송 전체를 놓고 볼 때, 그것은 그저 미용의 실수(Schönheitsfehler)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 이번 발표에서 너무나 축어적인 아레사 어머니의 인터뷰를 뒤집을 만한 실체적 증거가 나올 거라 기대했는데, 실망스럽게도 새로운 게 없다.

그 동안 검찰이 했던 얘기 중에서 그나마 내가 기대했던 것은 MRI 결과를 설명하는 영상에 관한 부분이다. 이번 발표에서 검찰이 뭔가 증거를 내놓을 줄 알았는데, 결국 그 부분은 그냥 추측으로 남을 모양이다. 추측을 수사결과라고 발표하는 것의 적절성에 대한 얘기와는 별도로, 검찰에 걸었던 내 기대가 허무하게 좌절된 허탈감은 어쩌란 말인가? 나는 검찰에서 뭔가 카드를 갖고 있기에 그런 얘기를 흘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카드를 까고 보니, 그냥 그것은 추정일 뿐이고, 그 추측이 틀린다면 네가 스스로 해명하라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취재 원본을 공개하라’는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취재 원본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도 ‘언론자유의 문제’다. 인터뷰가 언제라도 검찰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면, 누가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하려 들겠는가? 이제까지 선례도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해놓고 상대방이 안 받아들이면, ‘뭔가 캥기는 게 있어 그러는 게 아니냐’고 받아치겠다는 얘기인가? 자신들이 지난 한 달 간 했던 검찰의 수사 자료의 원본도 공개를 하고, 수사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했는지 검증을 받아보는 건 어떨까? 캥기는 게 없다면, 공개 못할 일도 없지 않은가. 이 얼마나 썰렁한 얘기인가.

보도를 보니, 정부에서 해외공관에 정부가 언론사를 고소 고발한 사례를 조사해 바치라고 요구했단다. 그런데 불행히도 해외에서 그런 사례를 단 한 건도 찾지 못했단다. 다만 미국에 한 가지 판례가 있는데, 거기에 따르면 ‘실제적 악의(actual malice)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설령 보도 내용이 일부 틀렸다 해도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PD수첩이 정운천 장관이나 민동석 차관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실제적 악의를 가지고 방송을 했다’는 추정이 상식적으로 얼마나 개연적(plausibel)일까?

해외공관에서 취득한 첩보의 결과 정부에서도 이 공방이 법정으로 가면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겨우 수사의뢰라는 편법을 동원했을 것이다. 내가 이 사태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조리가 한 가지 있다. 지금 대한민국 검찰이 도대체 뭐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검찰은 어떤 알 수 없는 이유에서 국제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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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하다 헬멧 속에서 울기도 했다"
 현역 의경, 촛불진압 항의 복귀 거부

[인터뷰] 전의경 제도 폐지 요구하며 25일 오후 4시 기자회견
  임재성 (blueljs)

25세의 청년은 예상보다 담담했다. 내부의 폭압적 문화가 힘들었지만 촛불집회가 아니었다면 어찌어찌 적응하며 복무를 마쳤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저항'을 하겠다고 한다. 외박을 나온 현역 의경 이길준씨는 부대로 복귀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촛불집회 막느라 고생했다고 받은 '특별'외박을 나와서 결정한 일이다. 더 이상 진압의 도구로서 존재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5월 31일에서 6월 1일로 넘어가던 그 새벽 청와대 앞 효자동. 시위대는 청와대 앞에서 밤을 새며 촛불을 들었고, 그런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물대포와 쇠곤봉이었다. 그날 그는 가장 앞줄에서 촛불들과 마주했다. 물대포를 쏘며 사람들을 광화문까지 밀어붙이던 그 아침, 그 역시 방패를 들고 뛰었다. 그리고 길바닥에 앉아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가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양심이 하얗게 타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영웅심이 아니라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한 결정이라고 표현했지만 그의 앞에 놓일 수많은 고통과 역경에 가슴이 아팠다. 그는 부대 복귀일인 25일 오후 4시에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기자회견 전날 밤 9시가 다 된 시간, 그는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촛불집회에 함께하고 싶었던 의경


  
현역 의경인 이길준씨는 부대 복귀를 거부하고 2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 임재성
이길준

- 언제부터 의무경찰로 복무했나? 의무경찰을 지원했을 때, 시위진압에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 않았나?

"지난 2월부터 의무경찰로 복무했었다. 대학교를 2년 다니고 3년 정도 휴학을 하며 출판사나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일을 했었다. 소위 말하는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군대나 징병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의무경찰 지원은 나름의 타협점이었다. 의경이지만 시위진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복무할 수 있을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안이한 생각이었다. (의무경찰은 크게 방범순찰대와 기동대로 나뉜다. 이길준씨는 서울 중랑경찰서 방범순찰대로, 지역을 순찰하면서 주로 치안업무 보조를 맡았었다고 한다. 출동을 나가도 국가 주요 시설 주변을 순찰하는 거점근무를 해왔었다. 하지만 촛불집회에 동원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 5월 친구의 편지를 통해 밖에서 미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에서는 뉴스나 신문을 잘 볼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잘 몰랐고, 처음엔 다른 시위들처럼 '몇몇 사람들이 조금 하다 말겠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주말부터 출동을 나간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많이 걱정하지는 않았는데 그 전과 같은 거점근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그 주엔 시위대와 멀리 떨어진 뒤편의 골목을 지키는 일을 했다. 그런데 보통 출동은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그날은 정해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정기외박을 나가서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해 보았다. 사람들의 열기에 놀랐고 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에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오는 정권에 분노하게 되었다. 함께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다시 복귀하면서 내가 이들의 반대편에 서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에 씁쓸했다. 하지만 그때도 난 진압이 아닌 경비만 서는 것이라 자위했다. 지금 생각하면 자기 합리화였던 것 같다.


귀대한 다음날부터 부대 분위기가 달라져있었다. 그날이 5월 31일이었다. 당시 나는 기동대 버스에서 별 생각 없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원 하차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진압복을 입고, 방패를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라고 했다. 나는 영문도 모르고 정신없이 골목을 지나 달렸는데 그러다보니 내가 시위대와 마주보는 맨 앞에 있었다. 효자동쪽이었고 당시 대학생들이 앞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들 무언가 큰 일이 날 것처럼 긴장하라고 소리를 질러냈지만 도저히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물대포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정신이 들었다. '설마 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다. 물대포는 2시간 넘게 기다렸다. 명분을 얻기 위해 시위대의 선제공격을 기다렸던 것이다."


"때려라, 하지만 보이지 않게 때려라"


  
지난 6월1일 아침, 서울 삼청동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진입하려던 집회 참가자들을 경찰이 밀어내며 강제 진압하고 있다.
ⓒ 남소연
강재진압

"시위대의 선제공격을 기다렸다는 판단이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냐"고 물어봤다. 그는 "시위대가 꼬투리 잡힐 행동만 하기를, 즉 물대포를 쏠 명분이 생기기를 기다렸던 것이 당시의 지배적인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위관들이나 선임들이 의경들에게 어떻게 교육시키는 가를 말해주었다.


"때려라. 때리는데 보이지 않게 때려라. 요즘에는 다들 카메라가 있으니 엄하게 찍히지 말고 방패를 살짝 들어 정강이를 차라."


물대포를 쏘면서 진압은 시작되었다. 수많이 이들이 벌겋게 아침 해가 뜬 광화문 거리에서 피 흘리며 쓰러져간 그날 아침이었다.


"물대포를 계속 쏘다가 순간 앞으로 나가라고 했다. 뒤에서 밀어대니까 정신없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사람들을 밀고 밀어서 결국 광화문까지 밀어냈다.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진압을 했다. 끝나고 나서 길바닥에 앉아있는데 내 인간성이 하얗게 탄 것 같았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었다. 물론 시위대 중에는 폭력적으로 저항을 한 사람도 있었다. 나도 소주병에 맞기도 했는데 그게 전혀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사람들은 비무장이고 난 방패를 들고 진압복을 입을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며 뛰어갔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이 시민들에게는 큰 공포였을 것이다."


소리를 크게 지르지 않으면, 살기 등등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부대로 돌아가 얼차려를 받는다고 했다. 의경사회 내의 폭력적 문화는 그 어떤 현역 군인보다 심각하다. 내부가 인간적이지 않기에 외부를 보는 시선 역시 바뀔 수밖에 없다.


그는 "의경 내부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시위대는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적이며, 그 적을 빨리 쓸어내는 것은 그저 업무로서 여긴다"고 전했다. 진압 지침은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고만 만들지 말고 진압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국가는 20대의 젊은이들을 자신의 권력을 위한 도구로 거리에 세우고 그들은 점점 더 시위대를 항해 잔인한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진압의 도구에서 양심의 주체로

 

  
지난 6월1일 저녁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시작한 가운데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찰 병력과 전경버스로 원천 봉쇄되어 있다.
ⓒ 유성호
미국산쇠고기
 
"진압이 끝나고, 선임에게서 폭언을 들으면서 깨달았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으며,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6월 내내 집회를 막는 것에 동원되었고 계속 철야였다. 몸이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내가 하고 있는 무의미한 행동을 견딜 수 없었다.

나와 똑같은 시민들을 향해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얼마나 정당성이 없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시위대가 피켓만 들고 내 방패 앞을 지나가도 힘들었다. 지나가면서 경찰들에게 야유를 던지는 사람들이나 항명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가슴을 후벼 팠다. 헬멧을 쓰고 있을 때 안보이게 울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처음에는 도피를 시도했었다. 다치면 시위진압에 나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리를 부러뜨리려고도 했다.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없을까 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다 잘 안되었고, 그렇게 보낸 6월은 너무나 길고 힘들었다. 다행히 6월에는 직접 시위대 해산이나 진압이 아닌 길목을 막고 있는 역할이어서 버틸 수 있었던 거 같다.


7월로 넘어가면서부터 도피가 아닌 저항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늘 타협만 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번만은 저항을 하고 싶었다. 만약 이번에도 타협을 한다면 앞으로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았다. 당당하게 살고 싶은 좋은 '이기심' 같은 것을 느꼈다. 이번 촛불집회는 스물을 갓 넘은 청년들이 얼마든지 권력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 이상 그것을 유지하는 일에 복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폭력 악순환 끊으려면 전의경제 폐지해야"

 

그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떤 기자회견이며, 기자회견 이후에 쏟아질 비난들이 걱정되지 않은가를 물어봤다. 분명 사회는 그에게 군대 가기 싫어서, 군 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저런다는 비아냥거림을 퍼부을 것이다.


  
이길준씨
ⓒ 임재성
이길준

"많이 알리고 싶다. 그러나 흔히 운동권이 하는 전략적인 사고가 아니라 그저 사람들이 보다 많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전의경 중에도 나 같은 사람이 있음을. 그리고 내부 고발자로서 그 안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운영되고 있은가를 드러내고 싶었다. 또 젊은 애들을 사지에 내몰고 시위대와 충돌하게 만드는 정부에게 항의하고 싶었다.


기자회견은 '전의경제 폐지를 위한 연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연락이 닿아서 함께 준비하게 되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주장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지 못했다. 거창한 주장을 하기 보다는 그저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지금 생각하는 정도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어디선가 숨죽여 고민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내부의 폭압적인 문화는 분명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촛불집회가 아니었다면 이런 결정까지 내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지금과 같이 어찌어찌 적응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애들 좀 덜 괴롭히는 선임이 되지 않았을까."


- 촛불집회 동안 내부의 상황이 이전보다 더 폭압적으로 변해갔는가?

"촛불집회 이후로 6월, 7월 이후 내부 분위기가 험악해져 있었다. 애들을 긴장을 시키고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이었다. 시위 출동 전후에 버스 안에서 얼차려 받거나 맞기도 했다. 촛불집회가 계속될 수록 내부의 구타나 가혹행위가 심해졌다. 7월에는 매일 맞은 거 같다."


그는 이 부분에서 말을 극도로 꺼렸다. 자신의 결정으로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입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구조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그렇기에 그는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전의경제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구조의 문제로 돌리진 않았다. 그는 분명 지금의 전의경들이 선택하고, 저항할 수 있으며,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 어려운 길이지만 자신의 결정이 그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부모님이 겪으실 고통에 마음 아파"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아시는지 물어봤다. 이 결정이 감옥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부모님이 받아들이실 수 있을지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밤이나 내일 아침에 말씀드리려고 한다. 아마 절대 이해해주시지 못할 것이다.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는 말씀을 드리겠지만 사실 자신이 없다. 내가 당하는 힘듦이나 고통은 내가 선택한 것이기에 받아드릴 수 있지만 나로 인해 부모님이 겪으실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그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종로5가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농성을 시작한다. 복귀시간인 저녁 8시가 지나면 헌병대가 그를 잡으러 올 것이다. 멀쩡한 사람들도 출국금지에 수배까지 시키는 마당에 기자회견까지 한 미복귀 현역 의경을 잡아드리기 위해 어떻게 나올지는 뻔한 일이다. 힘 있는 이들은 그의 전적과 의경복무 기록을 탈탈 털어내서 어떻게 하든 이길준을 '나쁜놈'으로 만들려고 혈안이 될 것이다.


우리가 안아줘야 하지 않을까. 촛불을 들고 싶었지만 방패 뒤 헬멧 속으로 눈물만 흘렸던 이 청년을. "부모님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신이 감옥에 가는 것이야 가겠지만 부모님께 죄송해서 어떻게 하냐"는 이 청년을. 결국 자신에게 가해질 그 비난과 처벌을 눈앞에 뒤고 있는 이 청년을.

덧붙이는 글 | 임재성 기자는 현재 전쟁없는세상 활동가이며 대학원에서 사회운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2008.07.25 14:12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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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관광장을 지나는데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http://cafe.naver.com/letemansei.cafe) 회원 한분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1인 시위하는 것을 보았다.

상당히 놀라웠다.
까페에 들어가 확인을 해 보니 7월 초부터 해 오고 있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음료수 하나 사 드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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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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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패스트푸드네이션을 봤다.
최근 미국산쇠고기 정국이 이어지면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서 나까지 보게되었다.
일반 영화관에서 볼수 있는 곳을 찾다가 포기하고,
결국 서대문(또는 광화문)에 있는 미로스페이스에 가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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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작하면서
햄버거에 똥이 들어간 사건을 시작으로 미국의 공장형축산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문제가 된 정육회사에 멕시코 이주노동자들이 극도의 노동착취와 산업재해속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로 미국인들이 나오는 햄버거에 똥이 들어간 사건은 먹는 문제로 비춰지고
멕시코인들이 나오는 정육회사(이 정육회사에서 햄버거용 고기를 햄버거 회사에 제공하고 있다)에서는 비참한 노동현실을 보여주는데 촛점을 맞춘다.
이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를 알지 못한다.

이 영화는 미국의 공장형 축산이 이윤을 최대한 뽑아내기 위해 내장의 똥을 제대로 뽑아내지 않고,
멕시코계 이주민들을 착취한다는 그런 의도속에서 출발했고
이것이 사실이겠지만
왠지 이 둘은 영화에서 하나로 융합되지 못한 것 같다.
마치 과우병의 촛불이 이랜드비정규직노동자와 왠지 잘 어울리지 못했던 것처럼.....

초반부 공장형축산의 문제점을 파혜치던 영화는 후반부에 가서는 이주노동자들의 슬픔을 더 강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미국인이 아니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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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결론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빅원(Big one)회사의 마케팅담당은 현실에 순응해서 더 잘 나가고,
목장의 경계를 없앴던 대학생들은 그들의 순진함을 자각한 걸로 끝나고
멕시코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은 고단함의 일상으로 이어진다.
일상은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이다.

진실은 존재하나 그것을 헤쳐나가기는 녹록하지 않다.
영화는 너무 고민이 많고
그렇지 않아도 고민이 많은 나를 더 고민스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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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튼 애슐리 존슨은 예뻤다.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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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신어지 2008.07.19 1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현실적인 낙관론을 보여주기 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지요. 특히 학생들의 '무모한 도전'이 두터운 현실의 벽을 느끼게 해주었던 대목
    이라 생각됩니다.

정리가 잘 되어있는 것 같아서 ....
아래는 PD수첩 게시판에 쓴 진중권의 "검찰 꼬리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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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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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비프리박 2008.07.16 2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차피 되지도 않는 일을 시작한 것이 뻘짓이었지요.

    트랙백 보냅니다.

진보신당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논점1. http://newjinbo.org/board/view.php?id=discussion&page=3&no=14298
논점2. http://newjinbo.org/board/view.php?id=discussion&page=3&no=14301


앞으로 더 많은 것이 밝혀져야겠지만, 일단 PD수첩을 보고, 또 거기에 대한 조중동의 기사를 보면서 현재 스코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방송에서 크게 두 개의 논점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논점 1: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의 병명을 CJD로 알고 있었으며, 이를 분명히 vCJD와 구별하고 있었다. 따라서 PD수첩의 보도는 왜곡이다.

"이어서 PD수첩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 발언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의혹을 규명할 미국 버지니아주 WVEC-TV의 뉴스 동영상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빈슨의 어머니는 "우리 딸은 vCJD(인간광우병)의 가능성이 있었는데 이는 알다시피 일반 CJD(크로이츠펠츠야곱 병)와는 달랐어요"라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 "보건 당국과 의사가 말하길 vCJD에 걸렸다면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고 지금까지 3명이 걸렸다고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빈슨의 어머니가 미국 언론에서는 vCJD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고, 이 이 단어 발언을 유도해 짜맞추기식으로 보도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한국일보)

방송을 보니 아레사의 어머니는 분명히 자기 입으로 자기 딸이 걸린 것이 vCJD이며, 이는 일반 CJD와 다르다고 말합니다. 당시 상황에서 아레사의 어머니는 딸이 vCJD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는 얘기죠. 이로써 정지민씨의 가장 큰 주장은 무너져 버립니다. 그동안 그녀는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CJD와 vCJD를 구별하지 못했다는 PD수첩의 해명은 거짓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과연 그녀의 말대로 아레사의 어머니는 양자를 분명히 구별하더군요. 그런데 자신의 딸이 걸렸다고 의심받는 병은 vCJD라고 단언합니다. 한 마디로 정지민씨가 회심에 차서 날린 골이 외려 자살골이 되어버린 격이지요. (이게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원본 없이 기억에만 의존하다 보니 그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정지민씨는 이것이 '아레사의 어머니가 vCJD와 CJD를 혼동해 사용했다'는 PD수첩의 애초의 주장을 반박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궁색한 트집, 한 마디로 논점일탈의 오류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인터뷰는 축어적으로 분명합니다. 이렇게 확실한 인터뷰 동영상을 갖고 있음에도 PD수첩에서 아레사의 어머니가 vCJD와 CJD를 구별하지 못했다고 추측한 것은, 그녀가 이 둘의 개념적 차이를 구별하지 못했다는 의미보다는, 당시에 아레사의 어머니가 자신의 딸이 걸렸다고 의심되는 병이 vCJD인지, 그냥 CJD인지 확실히 알지 못했다는 의미겠지요. 실제로 정지민씨가 자신의 글에 링크시켜 놓은 미국 신문의 기사에도 "의사들은 그녀가 vCJD, 혹은 CJD에 걸렸을지 모른다고 믿는다"고 나와 있네요. 

정지민씨는 새로이 아레사의 주치의가 '동네의사'에 불과하다고 인신공격에 가까운 논변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정지민씨 자신이  링크해 놓은 기사의 본문을 보면, 의사'들'이라고 복수로 되어 있습니다. "의사들은 아레사가 vCJD 혹은 CJD에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믿는다." 여기서 말하는 의사들이 죄다 동네의사들이라고 믿어야 할까요? 기자가 다이어트 충고나 해주는 동네 의사들에게 물어본 견해를 말하는 걸까요? 따라서 아레사에게 인간광우병을 의심한 의사를 동네의사라 부르며 그가 광우병 전문가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정지민씨의 때늦은 해명은 솔직히 많이 궁색하게 들립니다.

정지민씨의 논리는 이런 겁니다. 아레사의 사인은 vCJD보다 CJD였을 가능성이 더 컸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대단한 진리가 아니라 의학의 상식입니다. CJD 환자는 수백 건에, vCJD 환자는 두 세 건. 이거 모르는 사람 있나요? 그런데 하나마나한 얘기로부터 '따라서 방송은 확률이 더 큰 CJD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나요?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건 어처구니 없는 논리의 비약이 될 겁니다. 문제의 방송은 '아레사 빈슨'이라는 인물이 아니라,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관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러니 쇠고기와 관련이 있는 질병의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게 당연하죠. (CJD 자체도 쇠고기와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는 새로운 과학적 주장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지요.)

번역자 정지민씨 자신은 사실 동네의사만도 못한 의학지식을 갖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녀가 제기하는 논점들은 모두 사태에 대한 대단히 강한 의학적 해석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녀가 홈페이지에 제시한 자료들을 다 읽어봐도, 아레사 빈슨이 당시에 걸렸다고 의심되는 병은 vCJD, 아니면 CJD라는 것뿐입니다. 이중에서 vCJD의 가능성을 배척할 근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방송에서 아레사가 걸렸다고 의심받은 그 병은  CJD임을 강조했어야 한다고 말하네요. 하지만 그건 그녀의 주관적 해석일 뿐, 누구나 그렇게 해석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그녀는 PD가 아니라 여러 번역자 중의 한 사람, 그녀가 모든 문헌과 영상 자료를 다 본 것은 아니라는 점도 판단을 할 때 주요하게 고려해야겠지요.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자기처럼 해석하지 않는다고 검찰에 자료 내놓고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거기에는 솔직히 소름이 오싹 끼치네요. PD수첩에서 자막을 그렇게 내보낸 것은 번역자의 책임이 아닐 겁니다. 그 얘기를 하려다가 너무 멀리 나간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조중동에서는 수십 개의 기사를 쏟아내면서 미국으로 전화 한 통 안 넣고, 오로지 스물 여섯 먹은 번역자 한 사람에게만 의존했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서울신문 기사입니다.

"이날 ‘PD수첩’ 해명방송이 끝난 뒤, 본지는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그동안 오역 논란을 제기해온 지난 4월 방송의 일부 영어자료 번역자 정지민씨에게 통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2. 두 번째 논점


사실 피디수첩이 지금 비난 받는 건 번역상의 문제라고 보기 힘듭니다.
vCJD이니 CJD이니 이것도..사실 전 피디수첩팀의 해명은 정당하다고 봐요. 죽은 여자분 어머니가 계속 혼동해서 말하면서도, 결국은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고요. 근데 다우너 소 문제는 번역 문제가 아니죠.


이미 피디수첩 시청자 게시판에 번역자 정지민씨가 지난 6월 25일에 이렇게 실토했네요. 결국 다우너 소 동영상의 문제라는 얘기인데, 글쎄요, 그것도 결국 헛발질로 끝날 것 같네요.

왜냐하면

1. 그 동영상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상관 없이, 중요한 것은 다우너가 여전히 도축되어 식품으로 팔려나간다는 사실이니까요. 예를 들어 살인사건이 찍힌 카메라가 원래 교통 카메라였다고 해서, 그걸 증거물로 내놓는 게 왜곡보도가 되나요? 마찬가지로, 원래 동물학대를 고발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사안에 관계된(relevant) 것이 담겨 있으면, 원래 목적과 상관없이 그 영상은 제대로 사용된 것입니다.

2. 그 동영상 때문에 대규모 리콜 사태가 났었지요. 그런데 그 리콜이 어디 학대 당해 죽은 동물의 고기라서 먹을 수 없다는 인도적, 혹은 동물애호적인 이유에서 이루어졌나요? 그것은 분명히 광우병을 포함해 질병 감염의 우려가 있는 쇠고기였기 때문이었지요. 그렇다면 그 리콜도 왜곡 리콜이었다고 불러야 할까요?  이것만 봐도 정지민씨의 논리가 얼마나 코미디인지 알 수 있지요.
 

3. PD수첩이 이미 지적했듯이, 당시 리콜 사태가 났을 때 조중동 역시 그것을 광우병과 연관시켜 보도한 바 있습니다. 먼저 조선일보 기사를 보죠. 조선일보에서는 자기들 것은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인용했을 뿐이라고 변명하던데, 다음 기사는 조선일보 특파원이 직접 작성한 겁니다. 보시죠.

(1) 조선일보

"이번 리콜 대상은 웨스트랜드가 2006년 2월 1일 이후 캘리포니아 주 치노의 도축장에서 생산한 쇠고기이다. 미 농무부는 다우너 소의 경우 대·소변 속에서 버둥거리면서 면역체계가 약해지기 때문에 식중독균이나 광우병 등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뉴욕=김기훈특파원)

(2) 동아일보

농무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대받은 소들은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병에 걸린 ‘다우너(downer) 소’들이었다. 규정상 다우너 소는 식품으로 사용될 수 없다. 광우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일반 소보다 높기 때문이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3) 중앙일보

 ◇재검사 규정 무시=미국 규정에 따르면 모든 소는 도축되기 전 검역요원의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때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이른바 ‘다우너(downer)’ 소들이 발견되면 폐기 처분하는 게 원칙이다. 광우병, E콜라이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검사 후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즉각 재검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 회사 직원들은 규정을 무시한 채 병든 소들을 강제로 도축장에 끌고 갔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4.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 인터뷰에서 동영상을 직접 제작한 측에서 그 동영상의 목적이 동물학대만이 아니라, 그것이 식품으로 소비됐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데에도 있었다고 직접 확인을 해주었네요. 그러니 어쩌죠? 외려 문제를 제기한 정지민씨와 조중동의 주장이야말로 왜곡된 사실에 기초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니 말이죠. 게다가 미국으로 전화 한 통 넣으면 될 문제를, 전화비가 아까워서 번역자에게 의존합니까?


자, 여기에 조중동과, 그들의 유일한 취재원인 "부분 번역자" 정지민씨는 뭐라고 대답할까요?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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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설이다.
이명박은 이제 보수의 이야기도 듣지 않는 건가?

국민을 원숭이나 졸로 보는 이명박정부!
아주 명박스럽구나.../


[사설] 이명박 정부에선 장관 책임을 차관이 지나

이명박 대통령이 7일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경질하는 개각을 했다. 청와대는 이를 계기로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 한다.

여론은 대폭 개각을 원했지만, 대통령이 그 폭을 조절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국민이 개각을 보고 이제 어지러운 국면이 정리되고 나라의 방향을 다시 잡아나갈 수 있겠다고 느낄 정도는 돼야 했다. 이 개각을 보고 그렇게 느낄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장관을 적게 바꿨다는 말이 아니다. 경질된 장관 세 사람은 모두 문책 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져야 할 책임이 이들보다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은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안정 위에서 성장의 길을 모색해야 할 정권 교체기의 경제 정책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 경제 기반 전체를 흔들어 버렸다. 국제 유가(油價)가 계속 올라 모두가 불안해하는 시점에 거꾸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고(高)환율 정책을 예고하는 바람에 중대한 경제 지표인 환율이 갑자기 10%나 올라 버렸다. 물가는 어찌되더라도 수출을 늘려서 성장률을 대통령의 선거공약대로 달성하려는 뜻이었던 모양이다.

이 같은 정책판단 착오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물가가 폭등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고환율 정책 몇 달 만에 이번에는 외환보유고를 풀어서라도 환율을 잡겠다고 정반대로 돌아섰다. 이런 일이 제삼세계 후진국도 아니고 세계 13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에서 일어났다.

세계 어느 선진국 재정장관이 환율에 관한 발언을 이렇게 절제 없이 해대는 경우가 있는가. 그리고 장관이 정책을 오도해 생긴 피해를 왜 국민 재산인 외환보유고를 털어서 막아야 하는가. 외환 시장에 개입을 한다 해도 조용히 해야 하는 법이다. 잘못하면 국제 환투기 세력의 먹이가 돼 외환보유고를 아무리 풀어도 시루 구멍을 메우지 못한 채 외환보유고만 결딴이 나 버리고 만다. 1970년대 영국이 그랬고, 1997년 우리의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벌써 국제 금융가에선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실패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경제 사령탑이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는데 정부의 경제 살리기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강 장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차관에게 지우고 그 차관을 바꿨다.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이제 시중에선 대통령과 강 장관이 같이 다니는 교회를 소재로 한 악성 루머들이 또 판을 치게 될 것이다.



입력 : 2008.07.07 22:17 / 수정 : 2008.07.07 23:03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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