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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3 해방이후 서대문형무소를 바라보는 세가지 시선

감옥은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과 분리하는 국가기관이다. 한국현대사에서 서대문형무소 또한 이러한 역할을 하였다. 일제가 만든 서대문형무소는 해방이 된 후 경성형무소, 서울형무소, 서울교도서, 서울구치소 등 이름을 바꿔갔지만 기본적인 역할은 같았다. 감옥의 이름이 죄 있는 사람에게 벌을 주는 의미가 강한 형무소에서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교도소, 그리고 교도소와 구치소가 분리되면서 구치소로 변경되었지만 그 본질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감옥은 그 사회의 어두운 곳을 보여주지만 그 사회의 권력갈등의 최정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권력을 잡고 있는 지배집단의 성격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그 사회의 인권의 수준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곳이 감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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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 정문. 1967년 이후 서울구치소로 이용되었으며, 1987년 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으로 이전되면서 역사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는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많은 인연을 맺고 있다. 대한민국의 초대대통령인 이승만은 부정선거를 통해 독재를 연장하려다 하와이로 망명하고 부정선거를 실시한 최인기 등 내무장관은 군사정권에 의해서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을 당했다. 마찬가지로 이승만대통령 집권기에 좌익으로 몰려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어 죽을 뻔한 박정희는 그의 재임기간 대통령후보였던 김대중대통령을 죽이려는 시도를 여러 번 했고, 박정희의 암살이후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대통령은 실재로 김대중에게 사형을 언도하여 김대중대통령은 사형수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기도 했다. 이후 김영삼대통령은 역사바로세우기운동으로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을 처벌했다. 이러한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지게 했는데, 우리 사회의 이러한 정치보복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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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되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자신의 임기 동안 많은 민주인사를 감옥에 투옥시키고 일부는 사형을 시켰다.

독재기도와 쿠데타,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는 대통령과 후임 대통령에게 구속당하는 대통령이 많은 것이 우리 현대사이다. 이렇게 전임 권력과의 갈등이 큰 것은 권력이 권력을 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간에 하나의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일반 국민들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토대가 매우 취약하여 권력집단간의 권력경쟁으로 권력이 사유화되면서  권력경쟁이 정상적인 방식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감옥은 권력을 쥔 집단이 사회에서 배제하고 싶은 사람들을 가두는 곳이다. 우리 현대사는 큰 굴곡과 감당하기 어려운 변화가 많았다. 서대문형무소 또한 투옥된 사람들을 보면 역사에에 배제된 현대사의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해방이 된 후 초창기에는 친일파들이 반민족특별법에 의해 구속이 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일파가 사회의 주요 분야에 중용되면서 이제는 역전이 되어 독립운동가들이 중에는 간첩혐의 등으로 투옥되기도 했다. 일종의 역청산이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해방후 좌우익 갈등으로 남한에는 공산당 등이 불법화되면서 전국의 감옥은 좌익인사로 넘쳐난다. 결국 해방이후 정부수립에 동의하지 않는 독립운동가들과 좌익들은 사회의 주요 구성원에서 배제되었다.


이승만정부와 박정희 정부,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 이르기까지 감옥에는 민주화운동을 하는 지식인, 종교인, 학생들, 노동자들이 수감되어 있었다. 양심에 따라 살아야 하는 지식인과 종교인, 그리고 이성에 따른 실천을 하는 학생들이 구속되었다는 사실은 권력을 갖고 있는 집권자들이 이들을 사회에서 배제하려고 했고, 권력집단이 도덕성과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민주화된 개혁정부에서도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구속되고 있다는 점은 개혁정부조차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용산 철거민들이 구속된 사실은 현재의 집권한 정부가 주거권을 요구하는 사회 최하위층의 요구를 무시하고 배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네르바의 구속(법원에 의해 석방되었지만)은 평범한 사람조차 구속될 수 있는 이명박정권의 성격을 보여준다. 이렇게 감옥에 누가 갇혀 있는지를 보면 권력을 갖고 있는 지배집단의 성격이 무엇인지 분명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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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 기술자' 이근안

또한 감옥은 우리 사회의 인권의 수준을 보여준다. 죄을 짓고 수감되어 있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사람들의 인권의 바로미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제시대도 아닌데 87년 민주화운동으로 세상이 바뀌기 전까지는 고문이 자행되었다. 고문은 주로 정치범에게 자행되었지만 일반 수감자들 또한 처음 체포될 때부터 감옥에 수감되어 생활할 때까지 일상적인 폭행과 법과 규칙에 근거하지 않는 처벌을 받았다. 지금도 감옥에서는 독방구금 등 각종 처벌이 남아 있다. 법과 규칙에 근거하지 않은 개인의 신체에 대한 처벌은 법치주의를 훼손한다.

 우리
현대사에서 서대문형무소는 일반적인 교도소의 역할만을 한 것은 아니다. 흉악범들과 일반 사범들이 수감되어 있는 곳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게도 서대문형무소는 이러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한 사람들과 독재에 항거한 사람들, 권력을 쥔 사람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 먹고 사는 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이 구속되어 있었다. 즉, 우리 사회의 발전과 다양성을 위해서 하나의 당당한 주체로 함께 가야할 사람들이 구속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했다면 지금과 같은 정체성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서대문형무소에 구속된 민주화인사들과 노동자들의 활동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척되고 이만큼 살 만한 사회가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우리 사회에서 서대문형무소는 춥고 어두운 곳이었지만 또한 국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민주국가를 만드는 곳이기도 했다.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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