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하는 길에 시청광장의 분향소에 들러 분향을 했다. 이른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은 없었지만 숙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다녀간 사람들이 포스트잇으로 그가 가는 마지막길에 한마디씩 명복을 비는 말을 써서 붙여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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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날 부산출장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김대중대통령의 서거소식을 들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죽음이었기에 처음에는 담담했다. 하지만 최근의 정치상황 때문인지 어쩌면 나름 만수를 누리고 저 세상으로 갔다고도 할 수 있는 그의 죽음이 마음 한편에서는 쓰디쓴 슬픔으로 아려왔다. 뭐라고 할까? 팔팔한 젊은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몇 달전에 지켜봤는데, 이제는 그 아들의 죽음으로 상심한 고령의 아버지의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 가족들의 마음이라고 할까? 그런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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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우리 아버지는 그의 연설 테이프를 사서 들을 정도로 열렬한 지지자였고, 나는 처음으로 투표를 할 때 그를 찍었다. 물론 당시 그는 당선되지 않았고, 다음 선거에서는 당선되었지만 나는 그를 찍지 않았다.

김대중!
그는 반공주의자였지만 끊임없이 기득권세력으로부터 빨갱이로 몰려 사선을 넘기기도 했고, 아직까지도 일부 몰지각한 극우들로부터 빨갱이로 오해되고 있다. 그는 반공주의자였지만 공산주의자와 대화를 할 줄 알았고, 그의 주변에 우파들이 빨갱이로 오해할 만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는 이러한 오해를 분명히 불식시킬 줄 알았다. 대한민국 보수정치인의 생명이 반공에 있다는 점에서 그는 한국보수의 한계를 분명히 알았고, 보수의 척박한 토양에서 민주주의의 최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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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장례가 국민장이 아니라 국장이고, 빈소가 국회의사당 본관인 것, 그의 장지가 대전 현충원이 아니라 서울 현충원인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는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어느 누구보다 많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한국에서 대통령을 지낸 야당 정치인의 죽음이 국장으로 치뤄지고, 국회의사당 본관에 빈소가 마련되고, 서울의 국립현충원에 매장이 된다는 것은 그의 죽음으로 한국의 야당 또한 대한민국의 적자임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은 그가 말하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그의 뜻일 것이고, 그러기에 정부가 국민장을 제안할 때 박지원의원이 가족장으로 할 지언정 국민장으로 하지 않겠다고 말한 뜻이기도 할 것이다. 즉, 그의 죽음으로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토대가 한층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 셈이고, 대한민국도 한층 정통성이 있는 국가로 발돋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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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형식과 관련해서 유족들과 마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노제문제가 합의가 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명박정부와 유족과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국민과의 문제로 봐야 한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일반 국민들이 지켜보고, 마음속에서 그를 선선히 보내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 마지막까지 속 좁은 모양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죽음은 안타까운 것이지만 우리 인생의 한 단계이고 이것을 순리대로 극복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그렇기에 장례라고 하는 집단적 행위가 있으며, 그러한 집단적 행위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대중들이 사회의 주역인 현대사회라고 해서 다르지 않는다. 대중들은 김대중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면서 그의 죽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국민들의 소박한 마음과 심리를 모르는 이명박정부는 참으로 어리석은 정부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부디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시기를 빈다.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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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이니 국민장이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

이명박대통령은 '유족의 뜻대로 하라'고 지시할 것이 아니라
국장으로 하고 혹시 유족이 국민장을 원하면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했어야 했다.
대통령은 유족의 뜻대로 하라고 지시하고 밑에서는 관례때문에 국민장을 이야기하는 이런 우스운 꼴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김대중대통령도 나름대로 공과가 있겠지만
민주주의와 남북통일에 대한 그의 공로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런 지도자가 우리의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국민모두의 자랑이다.
더구나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분이다.

국장이니 국민장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가 고인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앞에서, 그리고 위에서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고 실무선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은 최대한 배척하는 현정부의 태도가 여기서도 드러나고 있다.
언제까지 수준낮은 그런 정치를 할 것인가?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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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이빛나는밤 2009.08.21 0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부 '국민장', 국회 '헌정기념관 빈소' 제안했지만… 국장, '국회본청 앞 광장 빈소' 결정되기까지


    2009-08-20 11:15 CBS정치부 김재덕 기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6일간의 국장'으로 결정되기 직전까지도 정부는 김 전 대통령 측에 국민장을 제의했던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테마가 있는 뉴스영욕86년 DJ 서거안성용 포인트 뉴스"국장 예우 맞나" 서울광장 분향소 간판 사고로 중단'약탈된 문화재와 작가가 훔친 물건의 차이는?'美대통령 실존 저격자들이 한자리에 '어쌔씬'또 국회는 '유족측이 원할 경우 국회에 빈소, 분향소를 설치하겠다'는 당초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유족측에는 국회 본청 앞 광장이 아닌 헌정기념관에 빈소를 설치하겠다는 뜻을 제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오후 5시 국민장 제안

    김 전 대통령 측의 한 관계자는 "이달곤 행자부장관이 어제 오후 5시 박지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대통령 장례를 국민장으로 치르자고 제안했으나 박 의원은 '됐다. 그렇다면 가족장으로 하겠다'고 거절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저녁 8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6일간의 국장'안을 확정했다. 국장 계획안이 국무회의에서 확정되기 3시간 전까지도 정부는 유족 측에 국민장을 제안한 것이다.

    유족측은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에 비춰 최고 예우를 해야 한다'며 국장을 요구했으나, 정부 측에선 '전직 대통령들의 선례와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해 왔었다.

    ◈빈소 제의한 국회는 헌정기념관 제안

    국회도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접 '유족 측이 원할 경우 국회에 빈소와 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실제 유족 측과의 협의과정에서는 국회 본청 앞 광장이 아닌 헌정기념관에 빈소를 설치하자고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측의 한 관계자는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이 어제 '국회 헌정기념관에 빈소를 설치하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왔다"며 "유족 측은 '격에 맞지 않는다'고 거부했다"고 전했다.

    헌정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에 중앙홀전시실이 383 제곱미터(㎡)에 불과하다.

    국회는 당초 국회에 빈소와 분향소가 설치되지 않을 경우 헌정기념관에 자체 빈소와 분향소를 설치하고 김 전 대통령의 기록물을 전시할 예정이었다.

    헌정기념관 빈소 설치 제안에 대해 김 전 대통령측이 난색을 표하자 국회는 19일 오후 국회 본청 앞 잔디광장으로 결정해 발표했다.


    jdeog@cbs.co.kr

  2. BlogIcon 서현주 2009.08.27 0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장이아말로 국민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