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며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진보대통합'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그의 말은 맞는 말이다. 실재로 강기갑대표의 제안은 흘러간 물들이 다시 한번 모여보자는 의미이므로 더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여기서 한번 더 생각해보면 흘러간 물들이 다시 한번 모여보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무조건적인 선거연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최근 반MB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니나 다를까 다들 흘러간 물들이다. 과거 민주노동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민단체 원로들이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 사람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시민단체가 얼마나 구닥다리인지 생각이나 해봤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현재 문제가 있다면 운동진영 전부의 문제이지, 진보정당만의 문제이거나 노동운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얄미운게 시민단체들이 진보정당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이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말이다.(말이 좀 옆으로 셋다)

미리 말을 하자면 나는 선거연합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다만 선거연합과 정당의 통합은 다르다는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간에도 선거연합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은 강요할 사안은 아니다. 민주당과는 더욱 그러하다.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에게 선거연합을 요구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 울산을 패키지로 묶어서 선거연합을 주장해야 그나마 얻을게 있다. 되지도 않을 진보대통합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당사자들이 원하지 않는데 통합을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다. 다만 공통의 적을 앞에 두고 선거연합은 충분히 할 수 있고, 또한 해야 한다. 그것은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것은 민주당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진보정당은 민주당에 선거연합을 주장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더욱 그러하다. 정치연합에서 서로가 연합을 하려면 연합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한족의 양보만 요구하는 선거연합이라면 어떤 정치세력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 진보정당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상태에서 선거연합은 결국 힘센 정당이 다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것에 대한 피해의식이 노회찬대표의 가치연대로 반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노회찬대표의 가치연대의 개념에 의하면 민주당이 개과천선하지 않고서는, 또는 민주당이기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회찬대표의 선거연합은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소수정당이 취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이다. 힘이 센 정당인 민주당이 어떠한 진정성 있는 선거연대를 제안하지도 않고 맹목적이고 공허한 선거연대만을 외칠 때 소수정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선명성에 기대는 것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노회찬 대표가 선거연대에 의지가 있는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선거연대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 이러한 점이 중요하냐 하면, 현재 민주당과 진보정당을 다 합쳐도 한나라당을 이길까말까한다는 점때문이다. 이명박의 실정이 지속되고 여권이 분열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왜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지지율은 과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걸까? 그것은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권력을 상실한 상태에서도 개혁과 혁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에 대한 혁신을 하지 않는 민주당과 진보정당에 대해서 겨우 국민 2명 중에 1명이 이명박이 싫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지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반MB연대를 하고도 지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MB가 국가 중요기관과 언론을 장악한 상태에서 야당이 압도적인 우위가 아니라 한나라당과 비슷한 수준에서 선거경쟁을 했을 때 그 결과는 그다지 밝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소극적인 반MB연대만으로는 위험하다.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노회찬대표와 같이 선을 긋는 연대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무책임한 연대가 될 수 있다.

연대는 혁신연대가 되어야 한다. 민주당도 진보정당도 혁신의 과정을 거치는 연대가 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기득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로 혁신하는 과정에서 연대를 모색해야 국민들의 제대로된 지지를 받을 수 있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탈당파들이 제기했던 민주노동당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 얼마나 해소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여전히 친북당의 이미지로 누구에게 진보통합을 요구한단 말인가? 진보신당은 당을 깨고 나갔으면 벌판에 얼어죽을 자세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민주당은 정권을 한나라당에게 헌납한 과오에 대해서 두리뭉실 넘어가지 않고 반성해야 한다. 노회찬대표가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과거에 추진했던 정책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

흘러간 물이 계곡의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것은 맞다. 민주노동당은 번지수를 잘못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흘러간 물이 다시 댐에 모여서 수력발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회찬대표의 흘러간 물레방아 노래는 이제 그만 듣고 싶다. 이제 노회찬대표는 하류에 내려가서 어떻게 큰 댐을 만들어서 어떤 수력발전소를 지을 것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내놓는 일을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다시 물레방아를 돌리자고 말하는 것은 가진게 삐걱거리는 구시대적 물레방아밖에 없는 그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강건너에서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말만 하고서는 물레방아보다 못한 일을 할 것이다. 어떻게 더 큰 댐을 지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재로 그 댐을 지어야 한다. 그것이 진보신당의 역할이다.




Posted by 별이빛나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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